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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2019)

엑시트

대학시절 산악 클라이밍 동아리의 에이스였던 용남은 매번 취업 면접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는 대졸 백수이자 취업준비생이다. 취업준비기간이 길어지며 하는 일이라고는 운동뿐이 용남은 늘 누나들에게 구박을 받고 어린 조카들에게 까지 무시당하며 술자리에서는 이런 자신의 처지를 신세 한탄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머니의 칠순 잔치가 열리기 전날 큰누나 정현은 칠순잔치에 입고 갈 옷은 있냐며 옷장을 뒤지다 한쪽에 쌓아둔 용남이의 클라이밍 장비들을 발견하고 취업에 도움도 되지 않는 물건을 아직도 갖고 있냐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용남은 누나를 방에서 쫓아내고 옷장에 걸려있던 클라이밍 장비를 보며 대학 동아리 시절을 회상한다.

그리고 동아리 후배이자 실수 없이 클라이밍을 하던 의주를 떠올리게 된다.

 

어머니의 칠순 잔칫날, 용남에게 말뿐인 위로와 구박을 번갈아 시전 하는 가족들 덕분에 용남은 불편한 자리에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런데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려던 순간, 용남은 직원들 사이에서 동아리 후배이자 연회장의 부점장이었던 의주를 만나게 된다. 대학 시절 용남이 의주에게 고백했지만 거절당했던 기억이 떠올라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의 사이는 어색했다. 괜히 용남은 기죽기 싫어 벤처기업의 과장이 되었다는 거짓말을 한다.

 

그 시각, 한 남자가 탱크로리를 '앤서 화학'의 사옥 앞으로 몰고 와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묻지 마 테러를 일으킨다.

유독가스는 도심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하고 시민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 채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다가 도망칠 시기를 놓치게 된다. 이로 인해 카페와 길가에서 사람들이 연기를 마시고 바닥에 쓰러지며 질식사하게 되고 도시는 이내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가 가득 차게 된다.

 

바깥은 사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용남의 가족들은 밤늦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회장의 직원들 또한 퇴근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데, 점장이 나타나 직원들을 퇴근시키고는 부점장인 의주에게 치근덕대기 시작한다.

의주는 불쾌해하며 이를 거절한다.

 

용남의 가족들은 남은 잔치 음식들을 포장하며 잔치를 마칠 준비를 하고, 의주는 잠깐 휴식을 취하며 대학 동아리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용남이 백수 신세라 동문회 자리에도 잘 안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잔치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건물을 나서는 용남과 가족들은 난데없이 가스통 하나가 유리창을 깨고 날아오자 순식간에 패닉에 빠진다. 용남으로부터 자초지종을 설명받은 의주는 비상벨을 울려 연회장에 남아있던 돌잔치 가족들에게 어서 대피하라고 소리친다.

 

모두 1층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도심은 이미 노출된 가스로 인하여 아수라장이 되어있다. 그 모습을 목격한 용남과 가족들 그리고 의주는 다시 건물로 올라가기로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큰누나인 정현이 가스를 마시게 되고 피부가 손상되며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게 된다. 이에 용남은 누나를 둘러업은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가 응급처치를 하고 모든 사람들이 옥상으로 대피하라는 재난문자를 확인하고는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힘들게 올라간 옥상의 문은 잠겨있었고, 용남은 연회장 건물의 외벽을 통해 벽을 올라가 잠긴 옥상문을 열게 된다. 덕분에 가족들은 모두 옥상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 겨우 옥상까지 올라왔지만 다수의 건물들로 인하여 구조 헬기에게 도움을 보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의주의 지도에 따라 단체로 H 자로 서서 휴대폰 라이트를 통해 헬기에 신호를 보내보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모두가 지쳐가던 그때, 의주가 두꺼비집으로 네온사인을 깜빡이는 방법을 떠올렸고 다행히 헬기가 도착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헬기의 정원초과로 인하여 의주와 용남은 옥상에 남게 된다.

 

옥상에 남게 된 용남과 의주는 가스가 차오르는 상황에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어 정화통을 구해 건물을 이동하기로 한다. 

 

한편 무사히 구조되어 병원에 도착한 용남의 가족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용남과 의주가 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곳에서 택시를 구해 강가에서 드론으로 현장을 취재하려는 청년들을 만나게 된다. 용남의 아버지가 축의금 봉투를 건네며 드론을 용남과 의주가 있는 곳으로 보내달라고 한다.

 

그 시각 다른 건물로 옮겨간 용남과 의주는 옥상에서 헬기를 기다리다가 반대편 보습학원에 어린 학생들이 고립되어 있는 것을 보고 헬기를 그쪽으로 유도한다. 이후 2차 폭발로 인하여 가스가 밀려오게 되자 용남과 의주는 가장 높고 보다 안전한 타워크레인까지 가기 위해 건물들의 옥상을 달리고 벽을 타기 시작한다. 이 모습이 마침 도착한 드론에 포착되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가족들은 두 사람의 현 위치를 알게 된다.

 

마지막 하나의 건물을 남겨두고 줄을 연결해 넘어가야 하는 상황에 줄은 너무 짧았고 드론도 배터리가 소진되어 추락하고 만다. 이에 자포자기한 용남과 의주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위기의 상황에서 방송을 본 사람들이 날려 보낸 여러 대의 드론이 두 사람의 주위에 몰려들고, 그들의 도움으로 줄을 연결하여 두 사람은 건물을 건너가게 된다.

 

하지만 연결되어있던 줄이 풀려버리면서 추락하게 되고 두 사람을 촬영하던 드론은 비명을 지르며 떨어지는 두사람을 비춘 뒤 연결이 끊어진다. 이후 구조헬기가 날아와 그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하게 되고, 마침내 용남과 의주는 구조된다.

 

날이 밝고 용남은 의주에게 빌려갔던 장비를 돌려주려고 하지만 의주는 나중에 돌려달라는 말로 서로 다시 만날 약속을 잡는다. 이후 비가 내리고 오염구역이 축소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며 영화는 끝이 난다.

용남과 의주

- 이용남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산악 동아리 에이스였지만 졸업을 한 지금은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며 가족들에게 구박을 받는 처지이다. 대학 시절 의주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했지만, 아직도 의주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

가족과 의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면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의 모습을 대표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 정의주

연회장 부점장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연회장 건물주의 아들인 점장의 강제적인 교제 요구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용남과 같은 산악 동아리 출신으로 클라이밍 기술과 운동신경이 좋고 다른 홀의 손님들을 대피시키며 자신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아 책임감도 강한 인물이다.

위기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과 상황 파악이 빠르고 센스가 넘치는 대한민국 청년의 모습을 대표하는 또 다른 주인공이다.

클리셰를 극복한 코미디

굉장히 뻔한 클리셰를 보여줄 평범한 코미디물로 생각되었던 영화였다. 그러나 어설픈 신파극이나 뻔한 클리셰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재미와 긴장감에 코미디와 감동 코드 역시 자연스럽게 녹아내어 온 가족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한민국 관객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들과 개그 코드, 풍자 요소들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

 

재난 속에서 인간의 추한 본능보다 서로를 위하는 선의들을 강조하며 테러는 인간의 악의에서 벌어졌지만 그 악의에서 생명을 지키는 것은 인간의 선의임을 보여준다.

 

테러라는 심각한 소재에 집중하기보다 그 상황을 극복하는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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