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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2017)

너의 이름은

두 사람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꿈에서 깨어난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인지 두 사람은 알지 못한다. 다만, 그런 감정이 시작된 것은 아름다웠던 별이 떨어지던 밤으로부터 시작된 일이라는 것만 기억할 뿐이다.

 

산속 시골마을 이토모리에 사는 소녀 미츠하는 무녀 가문의 장손이다. 미츠하는 가문의 풍습에 따라 실을 짜고 발효술을 만들며 살아간다. 집을 떠난 아버지는 선거에만 몰두하여 친구들로부터 좋지 못한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미츠하는 2시간에 한번 전철이 다니고, 편의점은 일찍 문을 닫고, 서점도 치과도 없는 작은 마을 이토모리를 떠나 도쿄로 가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그러던 중, 다른 이의 삶을 사는 듯한 꿈을 꾸지만 꿈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 또한 꿈속에서 자신은 산속 깊은 시골마을에 사는 소녀가 되지만 꿈에서 깨면 그 기억은 사라진다.

 

그러던 어느날, 두 사람은 몇 번이고 자신의 기억에 없는 일들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종종 분명 자신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과 말투를 한다는 말에 미츠하와 타키는 자신들이 꿈을 꾸는 게 아닌 실제로 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사실을 깨닫고 서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정하고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두 적어서 보고하는 룰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 룰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몸이 바뀌게 된 어느날, 미츠하의 몸에 들어간 타키는 미츠하의 할머니인 히토하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인간과의 관계, 시간의 흐름, 세월 등 이러한 것을 '무스비'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타키는 문득 히토하에게 꿈을 꾸고 있지 않냐는 질문을 받게 되고 깜짝 놀라 잠에서 깨고 만다. 이날은 타키의 몸안에 들어간 미츠하가 오쿠데라 선배와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하지만 몸이 바뀐 관계로 타키가 대신 가게 되는데 데이트 중 들린 사진전에서 이토모리를 발견하게 된다.

 

한편 미츠하는 본래 자신의 몸으로 돌아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다. 복잡한 감정에 학교를 빼먹고 집에 틀어박혀 있던 중 친구들의 권유를 받고 가을 축제장에서 머리를 자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날은 가을 축제날이자 혜성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날이었다. 미츠하는 혜성이 이토모리 마을 상공에서 갈라져 땅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한다.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타키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미츠하가 남긴 오늘 밤 혜성이 지나갈거라는 메시지를 보지만 이해하지 못한다. 궁금해하며 미츠하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미츠하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날 이후 두 번 다시 두 사람은 몸이 바뀌지 않는다. 연락이 되지 않는 미츠하에 대한 생각에 타키는 결국 미츠하를 찾기 위해 떠난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타키는 우연히 들어간 라멘집에서 미츠하의 마을 출신인 주인아저씨로부터 그림 속 마을의 이름이 이토모리라는 것을 듣게 된다. 그리고 마을로 가는 길을 물어보았지만, 그곳에는 거대한 호수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이토모리는 3년 전 화제가 되었던 혜성의 파편 조각이 직격해 거대한 호수로 변해버렸고, 특히 그 지역에는 가을축제가 열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기에 피해가 심각했다. 당시 마을 주민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을 믿을 수 없는 타키는 핸드폰으로 그녀가 쓴 문자와 일기를 다시 보려는데 순간 모든 문자가 사라지고 일기도 삭제되는 것을 보게 된다. 타키는 도서관으로 가서 희생자 명부를 확인하면서 그 속에서 미츠하와 가족들의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가을 축제를 기점으로 몸이 바뀌지 않은 것은 미츠하가 사라졌기 때문이며 자신과 미츠하의 사이에는 3년이라는 시간의 간격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타키의 기억속에 미츠하에 대한 기억이 점점 사라져 가기 시작한다. 타키는 오쿠데라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손목에 있던 끈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를 떠올리게 된다. 타키는 서둘러 라멘집주인에게 부탁하여 어렴풋이 떠오르는 미츠하네 가문의 신사로 가게 된다. 빗길을 뚫고 도착한 타키는 다시 한번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 미츠하의 절반이 깃든 발효술을 마시고 일어나다가 미끄러져 넘어지게 된다. 이때 타키는 미츠하의 과거와 기억들, 그리고 혜성이 충돌할 당시의 정황에 대해 알게 된다. 이윽고 정신을 차려보니 타키는 미츠하가 되어있었다.

 

다시 미츠하의 몸에서 깨어난 타키는 오늘이 혜성이 떨어지는 축제날임을 알게되고, 친구들을 설득해 마을 주민들을 피난시킬 계획을 세운다. 타키는 미츠하의 아버지를 설득하고 친구들은 안내방송을 방해해 피난 경보를 발령하여 혜성의 피해범위 밖인 이토모리 고등학교로 피난시킬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타키는 아버지의 설득에 실패하고 문득 자신의 본래 몸이 있던 미츠하네 가문의 신사로 향하게 된다. 마침 미츠하는 타키의 몸으로 들어와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날 혜성 충돌로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윽고 미츠하가 된 타키의 목소리가 들리고 둘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지만 서로를 볼 수는 없었다. 둘은 이내 서로의 몸으로 돌아가 비로소 서로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다.

 

그리고 타키는 3년전 미츠하가 찾아왔을 때를 떠올리게 된다. 3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타키는 미츠하의 존재를 몰랐고, 미츠하는 상심하며 돌아갔다. 미츠하가 내리기 직전 무언가를 느낀 타키는 미츠하에게 이름을 물었고, 미츠하는 자신이 하고 있던 머리끈을 타키에게 주면서 이름을 알려준다. 이 일을 계기로 타키는 미츠하가 건네준 머리끈을 손목에 팔찌처럼 하고 다녔는데, 미츠하를 만나기 전까지 그때의 일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황혼의 시간에 혜성 충돌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타키는 머리끈을 미츠하에게 건넨다. 이후 서로의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타키의 펜으로 각자 손에 이름을 적어주기로 하는데 미츠하가 타키의 손에 이름을 적으려는 순간 황혼의 시간이 끝이 나고 타키는 미츠하의 이름을 잊어버리고 만다.

 

자신의 몸으로 돌아온 미츠하는 타키에게 전해들은 것을 토대로 작전을 실행하려고 한다. 미츠하는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뛰어가며 타키의 이름을 떠올리려 한다. 그리고 마을 사무소에 도착했을 무렵 갈라진 혜성을 보다 미츠하는 넘어지게 된다. 넘어진 채 소년의 이름을 떠올리기 위해 손에 적혀있는 이름을 보려 하지만, 적혀있는 것은 '좋아해'라는 말이었다. 그 단어를 본 미츠하는 다시 일어나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달려간다.

 

5년의 시간이 지난 후 타키는 어른이 되어 취업을 위해 이곳 저곳 면접을 보러 다니게 된다. 취업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마음 한구석에서 누군가와 어떤 장소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전광판 뉴스에는 8년 전 아무도 사망하지 않았던 혜성 분리 사건을 방송하고 있었다. 타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안도감을 느꼈지만 무언가를 계속 그리워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어느 날 타키는 전철 안에서 어떤 여성의 뒷모습을 보고 역에서 내려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이후에도 몇 번이나 그녀를 찾고 마주치지만 서로 스쳐 지나갈 뿐이다.

 

또 시간이 흘러 2년 후, 타키와 머리띠로 장식한 한 여성 미츠하는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전철을 타고 출근하던 미츠하와 타키는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뭔가를 느끼게 된다. 이후 두사람은 곧장 전철에서 내려 서로를 찾기 위해 뛰어간다. 한 계단에서 둘은 서로 마주치고, 타키는 고개를 숙이고 계단을 올라가고 미츠하도 하는 수 없이 고개를 숙인 채 울먹이며 지나간다. 그러다 타키가 잠깐 맘추더니 미츠하를 향해 당신을 어디선가 라고 외치고 미츠하도 뒤돌아서서 나도 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너의 이름은"이라고 외치며 영화는 끝이 난다.

타키와 미츠하

- 타키

도시에 사는 남자 고등학생으로 중학교 때까지 농구선수를 했을 만큼 운동을 잘한다. 오쿠데라 선배를 짝사랑하고 있으며 미술과 건축학에 관심이 있다.

이후 미츠하와 몸이 바뀌게 되고, 사라진 미츠하를 찾아 나서지만 그녀에 대한 기억을 잃고 미츠하와 재회하는 그 시점까지 무언가를 그리워한다는 사실만 기억하게 된다.

 

- 미츠하

시골마을에 사는 여자 고등학생으로 좁은 시골마을이 아닌 화려한 도쿄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중 도쿄에 사는 남자 고등학생 타키와 몸이 바뀌게 되고, 그를 좋아하게 된다. 혜성 충돌로 한 번 생이 끝난 뒤 타키와의 '무스비'로 무사히 재난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이후 타키에 관한 기억을 잃고 그와 다시 만날 때까지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사실만 기억하게 된다.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

-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잊은 두사람이 서로를 그리워한다.

모순 같은 문장이 떠오르는 영화였다. 서로 몸이 바뀌는 어쩌면 흔한 소재의 영화였지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성장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들을 응원하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혜성과 꿈을 매개로 두사람의 이야기가 전개되며, 3년의 시간차가 있었다는 사실은 작은 반전이라고 느껴졌다.

또한 황혼의 시간에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손에 이름을 쓰고, 이후 미츠하가 이름을 확인하려고 손바닥을 펼쳤을 때 좋아해라는 단어를 확인하는 장면은 풋풋하면서도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뛰어난 영상미와 OST는 이 영화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연인과 함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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